영화는 1990년대 우리나라의 위치를 보여주는 뉴스기사들로 시작한다. 1천억달러 시대, 여의도 아파트 분양, 세계32위, X세대, OECD 가입 등성공궤도를 달리는 듯 보이는 우리나라의 모습이다. 곧 외국의 한 사무실을 비추며 보고서 속 메시지를 보여준다. "모든 투자자들은 한국을 떠나라. 지금 당장"

갑수는 공장 문을 열며, 하루를 시작한다. 식기를 만들어 파는 갑수는 신나는 노래를 틀어 공장 분위기를 올린다. 한편, 고려종금 신입사원 연수에 동행한 윤정학은 미국 투자자의 투자철수에 대한 통화를 하게 되면서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다. 그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집안 경제 어려움을 토로하는 사연들이 마치 우연은 아닌 것 같다.

한국은행 총장실에서는 한시현 팀장이 작성한 보고서를 보고 심각해한다. 총장과 함께 경제수석, 실무진을 만난다. 한시현 팀장은 현사태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동남아를 시작으로 달러가 빠져나갔고, 한보사태와 기아자동차의 부도에 따른 정부의 위기관리능력을 해외 투자자들은 의심으로 이어졌고, 해외자본이 빠져나가 원화가치가 계속 하락했다. 외화를 환율방어를 위해 투입되고 있는데 그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고, 빌려준 돈에 대한 만기가 연장되지 않고 투자금을 회수해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사태가 진행될 경우, 달러가 90억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면 수출과 수입에 대해 정부가 보증할 수 없다는 처지가 되는 국가부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한다.

한편, 국가부도를 예상하는 윤정학은 사직서를 내고, 자신에게 투자할 사람들을 찾는 설명회를 연다. 투자자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열정적으로 설명하지만 남은 이는 오렌지족 청년 한명과 노신사 둘 뿐이다. 

이윽고 상황은 점차 심각해지고, 위기를 국민 모두에게 알리려는 한시현과 IMF를 통해 국가위기를 돌파하려는 재정국 차관의 기싸움이 이어진다. 재정국차관은 국가 사태를 이용해 대기업이나 정권 혹은 권위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IMF의 총재 역시, 구재금융을 앞세워 무리한 조건을 제시하면서 정부를 압박한다. 환율은 점차 오르면서 윤정학은 부자가 되었다며 환호한다.

 

국가부도의 날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허준호 역의 갑수가 변한 모습이었다. IMF를 겪기 전의 갑수와 IMF를 겪은 후 갑수는 생김새부터 행동까지 모두 변했다. 곁에 있는 사람마저도 변했다. 자신이 준 어음 때문에 죽음을 선택한 정사장의 소식을 들을 후로 갑수에게 신용이라는 단어는 사라진 단어이다. 더이상 어느누구도 믿지 못하는 지경에 다다른다. 한시현이 국가부도를 예상했음에도 사업 중인 가족에게 이러한 언급조차 없었다는 것이 답답한 부분이기도 하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가족에게 큰 어려움이 닥쳤는데도 도움이 되지 못했으니 말이다.

 

 

위기는 반복된다.

언론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언론상에서는 국민들의 과소비나 지나친 해외여행으로 외화가 빠져나갔기 때문에 IMF가 왔다는 식의 보도로 여론을 선동했지만 국가부도의 날에서는 그런 언론의 날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끔 하는 영화이다. 영화상에서는 정부의 말은 전부가 거짓말인냥 믿을 수 없다는 식의 태도인데 반해, 거짓말을 선동하는 사람들은 추후에 더 잘되었고 위험한 투자를 한 사람들 역시 부자들이 되었다는 결말에 다다른다. 물론, 위기는 반복된다. 똑같은 모습이 아니더라도 다른 형태로 위기는 찾아올거고 기회도 찾아올거다. 국가부도의 날의 주인공들처럼 누군가는 기회로 보고 다른 인사이트를 통해 돈을 벌수도 있고, 누군가는 인지하지 못하고 직장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이고, 다른 이는 자신의 권위가 바뀔 것이다. 또 다른 사람은 자신의 신념하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인간이라는 자체 역시 불확실하다. 영화는 위기에 당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의심하고 생각하라고 이야기 한다. 우리는 이미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를 지난 2년간 겪어오며 이 말을 어느정도를 동의한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여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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