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적한 시골, 얼음 밑 모습을 시작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무슨 일일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아이들의 각기 다른 성격을 엿볼 수 있다. 대화가 흘러가는 방향은 훗날 성인이 되어서 대화할 때 흐르는 방향과도 사뭇 비슷하다. 34년 후 자막과 함께 세경과 준모 커플 모습이 먼저 나온다. 이들의 사소한 대화를 통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성격인지 보인다.
완벽한 타인의 원작은 작은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 '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그리스, 프랑스, 인도, 스페인 등 리메이크가 많이 되어 기네스북에 등재된 정도이다.
4명의 어린 친구들은 훗날 결혼을 하고 배우자와 함께 정기적으로 모임을 통해 만난다. 오늘은 예진과 석호의 집으로 초대된 집들이이다. 예진과 석호에게는 딸 지우가 있는데, 예진은 지우가 남자 친구 재우를 만나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석호는 앞장서서 요리를 하며 가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한편, 태수는 집에서도 일을 하는데 여념없고, 수현의 화장과 옷차림을 단속한다.
세경은 엄마와 통화하며 똑부러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준모는 세경 옆에서 세경을 간지럽힌다.
한창 일하는 40대가 된 이들은 사회적으로 입지를 굳혔고, 배우자와의 관계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다들 각자 속사정이 있는데, 식사자리에서 우연히 한 게임이 이들을 비밀이 한 겹씩 벗겨진다.
핸드폰 속 나만의 속사정
예진의 제안으로 시작된 게임, 바로 핸드폰오는 문자나 전화 등의 내용을 서로에게 공유하는 게임이다. 찝찝하지만 내색할 수는 없었기에, 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게임은 시작된다. 석호는 오랜 시간 장인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시작한 부동산 투자는 사기였고, 예진 몰래 다른 정신과 의사에게 상담을 받고 있는 상태다.
석호의 배우자인 예진은 남편 몰래 가슴 성형 수술을 알아보았고, 석호는 이에 서운한 눈치다. 하지만 후에 더 큰 사건이 있었으니, 예진은 준모와 불륜관계였다.
준모는 친구들에 비해 수준낮은 대학을 나왔다고 생각해 콤플렉스가 있다. 그리고 바람기가 다분해 양다리는 물론, 3 다리까지 걸치는 수준이다. 준모의 배우자 세경은 준모와 나이차가 꽤 많이 난다. 수의사이지만 결혼을 하면서 본인의 일보다는 준모를 위해 내조를 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식사자리에서 밝혀진 준모의 더러운 사생활에 충격을 받는다.
혼자 식사자리에 온 영배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체육 교사였지만 현재는 백수이다. 또, 민서라는 애인은 있지만 함께 오지 못했는데, 알고 보니 동성인 남자였고, 오래된 친구들임에도 커밍아웃하지 못했다. 커밍아웃했을 때, 겉으로는 그랬냐며 하겠지만, 친구들이 보낼 시선에 상처받을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태수는 12살 연상의 여자에게 오는 셀카 사진으로 난감한 상황을 겪는다. 일방적으로 받는 사진이지만, 대외적으로는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태수의 배우자 수현은 주부의 삶을 살며 억눌러온 갑갑함이 문학반 생활을 통해 해방되는 듯 하지만 태수는 싫어한다.
시간이 지날 수록 이상해지는 분위기와 서로를 향한 의심과 미움을 커져간다. 세경이 결혼반지를 빼서 식탁 위에 두고는 집을 나가는데 반지가 계속 돌고 있다. 상황이 반전되며, 게임을 하지 않은 채 집들이가 진행된 상황을 보여준다. 세경과 준모는 사이가 좋고, 각자 즐거운 듯한 표정이다. 이로서 비밀을 굳이 모두가 알아야 하는가, 혹은 가까운 이가 아는 것이 좋을까 하는 괴리가 생긴다. 물론 나쁜 행동이나 나쁜 짓은 언젠가 밝혀져 파국 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매 순간 나의 비밀이 상대방과 나에게 좋은 일일까 싶은 생각은 든다.
나의 성격, 나의 자존심, 나의 자존감, 나의 사회적 지위, 나의 경제적 상황 등 모든 상황과 사람간의 관계에 따라 내 이야기의 깊이는 달라질 수 있다. 나의 모든 이야기를 가까운 배우자가 알 필요는 없고, 내 친구가 알 필요는 없다.
때로는 적당히 가까운 친구가 내 비밀을 적당히 알았을때 관계가 더 편해질 수 있다.
목소리만으로도 연기가 가능한 카메오들
목소리만 등장한 카메오가 워낙 많아 카메오 찾는 재미가 있다. 목소리만 출연한 카메오가 9명이나 된다. 어디서 많이 들었다 싶은 개성 있는 목소리를 듣다 보면 금세 어떤 배우인지 알아채 내는 재미가 있다. 교장선생님 역으로 출연한 영배의 아버지는 이순재이고, 태수 아내인 수현의 문학반 친구는 라미란이었다. 또 영배의 민수는 김민교이다.
세경이 개의 교배를 위해 설명해주는 대상자는 전 남자친구 역인 조정석이다.
목소리뿐이지만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들이기에 순간순간 웃음을 자아내는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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